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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고장난 선풍기
제가 고딩일때 썻던 단편소설인데, 컴퓨터 정리하다가 우연히 찾았네요 ㅋㅋㅋㅋ 진짜 오그라드네요... 맞춤법도 다 틀리고 ㅋㅋ 근데 다시보니 재밌네요 그때 어떻게든 써보겠다고 노력하던것도 생각나고요 ^^ ------------------------------------------------------------------------------------------------ 고장난 선풍기 #1. 엄마 아니 글쎄, 내 말 좀 들어봐 우리아파트가 다른 곳보다 덥잖아? 또 예전에 쓰던 선풍기도 고장나고, 이번에 대리점에서 싸게 판다길래 이번이 기회다 싶어서 에어컨을 사러 가자고 우리집 양반에게 얘기를 했지. 그런데 있잖아 돈 낭비라며 안 살려고 이 핑계 저 핑계를 다대는 거야! 그래서 또 한바탕 싸웠잖아. 그런데 무조건 무식하게 막 소리만 질러대는 거야. 안되겠다 싶어서 그 양반이 나 몰래 샀다가 말아먹은 주식얘기를 했지. 그러니까 애써 모른 체 하면서 그제서야 사러가자는 거야. 그래서 어제 사러 갔지. 막상 가니까 특가세일 하는 에어컨들은 다 팔리고 어느 정도 싸게 살 수 있는 것들이 남아 있더라고 그래서 그거 사자고 말을했지. 근데 들은 척도 안하고 반대쪽으로 가는 거야. 그러고는 하는 말이 「여기요. 이거 살 테니까 택배로 부쳐주세요.」 「이 제품 말씀하시는 겁니까, 손님? 이 제품말고도 다른 좋은 제품이 있는데요.」 「아니오, 됐고요, 이거 3대요」 그런데 웃긴게 뭔지 알아? 선풍기야 선풍기! 이번 여름엔 무더위가 몰려온다는데 선풍기가 말이 돼? 에어컨 없이 어떻게 버티란 말인지..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말도 없이 집으로 돌아왔잖아. 집에 돌아오니 아들놈이 또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침대에 누워서 노래나 듣고 있는 거야~ 안 그래도 열받아 있는데 그 꼴을 보니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 한소릴 했지. 뭐? 공부? 잘하긴 뭘 잘해, 누가 그러디? 아냐 아냐!! 그녀석이 얼마나 속을 썩이는데~. 고등학생이 되었으면 이제 취미생활은 줄이고 공부에 전념해야 될 거 아냐? 그런데 공부는 안하고 계속 그렇게 다른 일로 시간을 보내는걸 보니까 속 터지는 거지. 에휴, 우리 아들도 너희 아들처럼 좀 성실했으면 좋겠다. 정말 한심스러워서 죽겠어. 큰애? 뭐 여전히 연락이 안 되고 있어... 아 이런 얘긴 하지 말자구. 아! 그래 정말 기가 찬 일이 있었어. 어제 샀던 선풍기 오늘 왔었거든. 안방, 거실 또 아들방에 한 대씩 나뒀지. 여기 오기 전에 선풍기를 틀어놓고 드라마를 보고 있었거든? 그런데 한창 재밌어 질려고 할 때 띠띠띠띠띠띠띠 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짜증나서 뭐지? 하고 찾다보니깐 선풍기에서 나는 소리인거야. 이거 원, 하루도 안 지나서 고장난거 있지. 그 선풍기는 디지털 선풍기인데 버튼을 누르면 ‘띠’하면서 작동이 된단 말이야. 또 리모콘으로도 조정이 가능하고. 그런데 이 선풍기가 멋대로 작동되면서 혼자서 ‘띠띠띠띠띠띠띠’하는 소리를 계속 반복해서 내는 거야. 그래서 어떻게 하지?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선풍기 머리를 세게 쳤지. 그러니까 조용해지더라고. 하여튼 기계든 사람이든 때리면 다 된다니깐. 아참 내 정신 좀 봐, 남편한테 오늘 반상회 왔다고 말을 안했네, 밥 알아서 먹으라고 말해야 하거든. 「여보세요? 아, 난데 오늘 반상회 있어서 왔거든, 그러니깐 밥 알아서 챙겨먹어.」 「아 그래, 알았어.」
#2. 아빠 찰칵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집으로 들어온다. 손에는 검은 비닐봉지가 들려있고 자세히 보니 거기에는 캔맥주와 안주거리인 땅콩캔이 있다. 남자는 오자마자 옷을 벗어 자기 방 침대위에 던지고는 거실로 나와서 침대에 앉아 비닐봉지 안에 든 것을 꺼낸다. TV를 켜고 맥주를 따서 마시기 시작한다. 그러고는 옆에 있는 리모컨으로 선풍기를 켠다. 그때 띠띠띠띠띠띠띠 하는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갑자기 무슨소리야?」 남자는 인상을 쓰고 돌아다니다가, 선풍기에서 소리가 나는걸 보고 그 앞에 멈춰 선다. 그리고 선풍기를 툭툭 치기 시작한다. 「아니 이게 왜이래? 고장 났나? 아니 도대체 왜이래 이거?」 화가 났는지 남자는 선풍기의 머리 부분을 세게 내리쳤다. 선풍기는 잠시 조용해졌다가 다시 띠띠띠띠띠띠띠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남자는 가만히 서 있다가 선풍기의 코드를 콘센트에서 뽑아버린다. 그러고는 아들방에 있는 선풍기랑 바꿔서 틀고 TV를 다시 보기 시작한다. 맥주를 다시 마시며 땅콩캔을 따서 먹기 시작한다. TV에는 9시 뉴스가 방영되고 있다. 「오늘도 별일 없네. 매일이...」 남자가 말을 하다가 멈칫하며 TV를 쳐다본다. 뉴스에선 가출청소년에 대해서 보도하고 있었는데, 기자가 가출 소년 소녀들에게 가출 이유를 묻기 위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남자는 마시던 맥주를 내리고 채널을 돌린다. 몇 십분 후 남자는 TV를 켜놓은 채 코를 골며 잔다.
#3. 나 「하...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가는구나.」 「그러게말이다. 괜히 쓸데없이 야자를 해가지고 말이야. 아~ 망할학교.」 집으로 돌아가는길. 맨날 이렇게 수다를떨면서 간다. 그런데 이녀석, 맨날 남의 연애사만 얘기하던 놈이 오늘따라 학교얘기만 해댄다. 「너 오늘 무슨일 있었어? 아까부터 왜 자꾸 짜증질이냐?」 「그게말이야, 하.. 우리반 일등알지? 고은지말이야.」 「알지. 걔 공부 잘하기로 소문났잖아.」 고은지라면, 1학년중에 모르는애가 없을정도로 유명하다. 입학식때 선서를 한애도 걔고, 모의고사 1등과 내신1등을 번갈아서 하는 애가 걔다. 그러니깐 엘리트 중의 엘리트랄까? 또 착하기도 하고 얼굴도 예쁜 편이라서, 엄친딸이라는 소문이 전교에 퍼진 애가 걔다. 「그런데 왜? 걔랑 뭐 있었냐?」 「아니 그게아니고, 있잖아......」 「뭐? 진짜 그런일이 있었어?」 「그렇다니깐. 진짜 이러니깐 학교 싫다는 얘기가 나오는거야. 에휴... 뭐 그래도 나같은 못난놈은 없어져도 학교에선 찾으려 하지도 않겠지만.」 「얌마 너무 그러지마라. 니가 뭔 잘못이냐 그 쌤이 이상한거지.」 「짜식, 그래 너밖에 없다. 내일 매점 쏴?」 「콜! 히히 이걸 노린거였지. 잘가라~ 내일보자」 「그래, 내일보자.」 불쌍도하지. 그런일을 당했으니. 친구는 야자, 야간자율학습때 고은지와 싸웠다. 화장실가다가 실수로 책상을 쳤는데, 그때 책상위에 있던 물컵이 쏟아져서 고은지의 책이 젖었단다. 그런데 웃긴건, 친구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고은지는 신경질내며 「아씨, 이 책 어쩔꺼야!!」 라며 화를냈다는 거다. 그렇게 싸우기 시작하고, 결국에는 선생님께 걸려 교무실로 끌려갔더랜다. 「제가 실수로 친건 맞지만, 사과도 했고 먼저 소리친건 얘라니깐요.」 「아니에요, 선생님. 전 사과를 받지도 못하였을 뿐더러 오히려 물컵을 거기에 놔뒀다고 아이들 앞에서 창피를 주었다구요 선생님. 전 너무 억울해요.」 고은지가 거짓말을 했는데, 「딱보니깐, 니가 잘못했네. 짜식 쳐놓고는 사과도 안해? 니가 그러고도 남자냐?」 그런데 쌤은 그말을 믿었다. 난 고은지가 그런앤줄 몰랐다. 착하다고 소문 낫었는데... 「얘같은 모범생이 거짓말을 할 수 있겠냐? 너같은 못난놈이나 거짓말을 하지. 하여튼~ 쯧쯧 못난놈은 뭘해도 못났어요.」 「아, 선생님! 전 거짓말 안했어요! 억울합니다!」 「시끄러워! 평소 하는걸 보면 다 알지. 맨날 말썽만 피우던 넌데 딱보면 척이지. 너희둘, 교실가서 조용히하고 공부해!」 친구는 그렇게 혼나고는 화가나서 야자동안 잠만잤다고 한다. 불쌍한놈. 친구는 집가는 동안 내내 선생들은 누구나 그렇게 잘난놈과 못난놈으로 차별한다며 투정을 부렸다. 생각해보니 친구놈 말이 진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잘난놈이 한 거짓말은 진실이고 못난놈이 한 진실은 거짓말이고. 누가봐도 차별 아닌가? 에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벌써 도착했네. 찰칵 집으로 들어간다. 티비가 켜져 있어 거실에 계시겠구나 하고 인사를 하니 아빠가 주무시고 계신다. 나는 TV를 끄고 아빠를 깨우고 탁자 위를 정리한다. 탁자위엔 또 캔맥주가 있다. 술좀 그만 마시시지. 엄마가 없는걸 보니 반상회를 나간 것 같다. 물 한 잔 마시고 방으로 들어가니 선풍기가 보인다. 이번 여름은 선풍기로 버틴다고 한다. 「아! 현민아, 니 방에 선풍기 있지? 그거 고장났으니까 일단 거실에 있는 거랑 바꿔라.」 「네? 고장났어요?」 「그래, 그거 원래 거실에 있던 선풍긴데 자기 혼자 작동하고 이상한 소리도 내고 그러는 거야, 때려도 안 고쳐져서 니 방에 있는 거랑 바꿔놨다.」 「아~ 네.」 왜 고장났는지 몰라서 한번 코드를 꼽고 틀어보니깐 띠띠띠띠띠띠띠 하는 소리가 반복된다. 「그렇지? A/S맡겨야 되겠더라, 코드 빼놔 안 그러면 계속 혼자서 소리 내니깐.」 「네~ 알았어요.」 코드를 뽑으려다가 조용해지길래 그냥 뽑지않고 침대에 누웠다. 못난놈이라... 친구의 말이 떠오른다. 선생님은 못난놈과 잘난놈을 구별해서 차별한다고. 세상의 사람들을 못난놈과 잘난놈으로 나눈다면 난 못난놈이다. 그 생각을 하니 괜히 기분이 우울해진다. 「하하하 너도 못난놈이겠구나. 에휴... 너나 나나 다를게 뭐가있냐? 어디가나 대접 못받고 무시받고 우린 정말 쓸데 없구나.」 진짜 그렇지 않나? 정상적인 선풍기보다 성능도 떨어지고, 안좋은 영향도 주고 (띠띠띠띠 하는 소리) 또 사람들은 고쳐져라고 때리고, 코드를 뽑아버리고 딴데 두고 무시해 버리고. 괜시리 이 고장난 선풍기에게 동질감을 느낀다. 난 진짜 못난놈이다. 그건 사실인 것 같다. 학교에선 맨날 친구들과 장난을 쳐서 혼나고, 한번은 부모님이 학교에 오신적도 있다. 그야 말로 말썽쟁이다. 성적도 좋지않다. 노력하고 노력해도 부모님의 기대치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 난 정말로 노력하고 있는데도, 부모님께선 내가 공부를 대충 한다며 혼내신다. 이럴땐 정말 억울하다... 그래도 평균정도는 나오는데도 말이다. 또 어딜가나 잘난놈보다 푸대접 받고 무시당한다. 한번은 지하철을 탔는데, 자리가 비어서 앉아있으니 나한테 막 어른들이 자리 양보 안한다며 신경질을 냈었다. 반대쪽에 있던 학생은 책을 읽으니 놔두고는 폰질하던 나를 못난놈이라면서 혼냈다. 이래서 못난놈이라는게 좀 싫긴 하다. 그래도 잘난놈이 되기는 싫다. 왜냐하면 형은 잘난놈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고장난 선풍기라면 형은 정상적인 선풍기였다. 공부도 잘하고 성실하고 착한 모범생이었다. 그런데 형은 잘난놈이었지만, 그런 자신을 형은 싫어했다. 그 이유때문인지 부모님과 형은 자주 싸웠고 결국 어느날, 형은 집에서 사라졌다. 그러고는 반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고 있다. 형은 가출한 것이다. 부모님은 상당한 충격을 받으셨다. 처음에는, 곧 돌아오겠지 나가서 제가 뭘 하고 살거라고 하면서 큰 걱정은 안하셨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이상의 태연함을 가장하지 못하셨다. 그때부터 부모님과 나는 동네에 있는 모든 건물들은 다 뒤지기 시작했다. PC방, 찜질방안가본 곳이 없었다. 하다못해 형의 친구들한테 전화하기도 했었고, 결국에는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기도 했다. 전단지를 돌리기도 하였다. 하지만 우리는 형을 찾을 수 없었다. 부모님은 결국에는 포기를 하신 것 같았다. 물론 나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형은 잘난놈이었기에 항상 부러울게 없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는걸 깨달았다. 형의 일기를 읽고서야 그걸 알게 되었다. 형은 잘난놈이었지만,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큰 스트레스를 받았고, 조금이라도 쉬면 큰일 날것처럼 행동하시는 부모님과 선생님들 때문에 형은 힘들어 했다. 그것 뿐만이 아니다. 형은 잘난놈이지만 그렇게까진 모범생은 아니었다. 축구도 좋아하고 게임도 잘하는 편이다. 그런데 학교 친구들은 형이 잘난놈이라서 그런지 보통아이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해 뭘 할때마다 형을 빼고 했고, 체육시간에도 반끼리 축구를 할땐 형을 끼워주지 않았다. 시험이 끝나고 다같이 무리를 이끌고 PC방이나 노래방을 갈때도 형을 끼워주지 않았다. 다들 형이 공부만 하고 나약한 그런 모범생인줄만 알았던 것이다. 형은 그렇게 알게 모르게 소외되었다. 형도 그걸 알고, 그 무리에 끼려고 하나, 아빠가 그걸 막으셨다. 「넌 그냥 공부만 해라. 뭘 그렇게 놀려고 하냐. 집안 망신 시킬일 있냐?」 그러고는 처음으로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형의 약속은 취소되고 말았다. 그 후론 다시는 그런 약속이 없었고 그날 이후로 형은 정말로 잘난놈으로만 살아선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을 시작했다. 또 차라리 못난놈으로 사는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 그랬기에 내가 형을 부러워 하듯이 형은 날 부러워 했었다. 또 사실 난 형이 부모님과 싸우기 전에 형에게 고민상담을 받았었다. 나는 그때 어떻게 사는게 행복한 삶인지 지금의 나처럼은 살아선 안되는지 꼭 그렇게 형처럼 살아야되는지 형에게 물었었다. 그때 형은 바로 대답을 못하였는데, 그 물음이 형을 심리적으로 더 힘들게 한 것 같다. 형은 그날 결국 폭발했다. 공부의 압박, 학교에서의 소외감, 그리고 구속감 이런것들로부터 형은 벗어나려 하였다. 그래서 더 이상 잘난놈이 되기 싫다고 선언했고 부모님은 큰 반발을 했다. 그날 밤이 새도록 형과 부모님은 싸웠었고 자신의 말을 들어주려하지 않는 부모님 밑에서는 있을수 없다며 결국 형은 그날 집을 나가버렸다. 형은 가출로서 내게 잘난놈과 못난놈은 다를게 없다는걸 가르쳐 주었다. 누구도 쉽게는 못산다는 거다. 그래서 잘난놈이 되기는 싫다. 하지만 이렇게 못난놈으로 계속 푸대접받으며 살기도 싫다. 그럼 도대체 난 어떻게 살아야하나. 머리가 아프다. 「현민아. 엄마 반상회 갔거든, 데리러 갔다가 야식하고 올테니깐 공부하고 있어라.」 「네, 알겠어요. 다녀오세요.」 찰칵 에고.. 뭐만 하면 공부해라 공부해라야. 아빠는 오자마자 술이나 마시면서, 나한텐 맨날. 찰칵 어? 벌써? 「아빠, 왜 벌써 오세요?」 대답이 없네 누구지? 나가봐야겠네. 「어!.... 어?.... 혀..형!!! 도대..도대체 어디있다가 이제야 온거야?」 형이다. 형은 날보더니 씨-익 웃는다. 띠띠띠띠띠띠띠 선풍기가 소리를 내며 돌아간다.
#4 형 「오랫만이다. 현민아 잘있었니?」 「그... 그 말이 나와? 형! 도대체가.....」 「일단 좀 들어가서 얘기하자. 현관에 서서 얘기하기는 좀 그렇지 않냐?」 둘은 방안으로 들어간다. 방에서는 선풍기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다. 동생은 바로 코드를 뺀다. 한동안의 안부 인사 끝에 형은 자신의 가출얘기를 시작한다. 「우선 서울로 갔어.」 「뭐? 서울? 하.. 그러니깐 못찾는게 당연하지.」 「그런 이유에서라도 서울로 갔지. 그런데 막상가니, 두려운거야. 거기에는 먹을것도 없고 잘곳도 없고 아는사람도 없었지. 모든게 낯설고 심지어는 사람들 보는 것 조차 무서웠었어. 그래서 차마 혼자 돌아다닐 엄두를 못냈어. 지하로 숨어 들어갔지. 그렇게 지하철 역을 맴돌다 보니 나 말고도 나같은 형편의 노숙자들이 많은거야. 난 무턱대고 따라했지. 버려진 신문지로 몸을 감싸고 벽에 기대서 첫날을 보냈지. 그렇게 하루 이틀을 보내다 보니, 점점 이런 생각이 드는거야. 내가 왜 여기 있지? 여기 있을 이유가 뭐야? 집으로 돌아가면 편하잖아. 돌아가자! 라고 생각하고 있을 찰나에 어떤 아저씨를 만났어....」 형은 그 아저씨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 아저씨도 노숙자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형은 그 아저씨와 함께 공장을 다녔고 돈도 벌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공장일도 노숙도 익숙해졌다. 그리고 그 생활에서 아저씨로부터 깨달음을 얻은 형은 내려왔다. 「형은... 형은 그런 일을 웃으면서 그렇게 편하게 얘기 할수 있어? 형이 없는동안 우리가 얼마나 많은일이 있었는지 알아? 형이 가고나서 우리가 또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줄 아냐고! 어떻게 그렇게 이기적일수가 있어?」 화내는 동생. 그걸 받아주는 형. 「형이 사라진 그날부터 나는 괴로웠었어. 내가 물은게 형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했었어. 형은 대답도 없이 가버렸잖아. 난 혼자서, 그날부터 언제나 그 답을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어 하지만 모르겠어. 형! 도대체 뭐가 옳은거야?」 동생은 이때까지 속에서 참아오던걸 터트려버렸다. 「이 고장난 선풍기처럼 못난놈인 내가 이렇게 사는게 맞는건지, 정상적인 선풍기처럼 잘난놈인 형처럼 사는게 맞는건지. 뭐가 옳은건지 가르쳐 달라고!」 걱정, 분노, 형을 다시 만났다는 기쁨, 여러 가지 감정들이 모여 동생은 크게 소리쳤다. 그리고 긴 침묵...... 침묵끝에 형은 말한다. 「내게 도움을 줬던 아저씨 있잖아. 그 아저씨 덕분에 그 답을 알게 됐어. 어떻게 보면 그 답을 알기위해 가출을 한거지.」 「그.... 그래서 그 답이 뭔데?」 「간단해... 없어. 세상에 잘난놈이건, 못난놈이건 그런거 없어. 누구나 다 똑같애. 그게 답이야.」 그렇게 형은 아저씨와의 얘기를 시작한다. 「아저씨로부터 도움을 받아 공장일을 시작한지 한달쯤 지났을때 아저씨가 내게 “넌 왜 왔냐?”라고 물으셨어. 왜 가출 했냐 이거지. 그래서 나는 지금 니가 나한테 이러듯이 아저씨한테 외쳤지. 어떤게 옳은지 모르겠다고. 어떻게 사는지 모르겠다고, 벗어나고 싶다고. 그때아저씨는 내게 혼내듯이 얘기했어」 「잘난놈? 못난놈? 그런거 없어. 다 똑같애! 그냥 열심히 살면되지. 왜 괜히 머리아프게 그런거 따져? 그래봤자 뭐 좋은것도 없잖아? 못난놈? 누가 못난놈이야? 내가 못난놈이야? 웃긴거 말해줄까? 세상엔 자기가 못난놈이라고 스스로 먼저 생각하는놈은 없어. 다 남들이 그렇게 부르는 거라고. 그 자체는 못난놈이 아니란 말이야. 괜히 힘들어 할 필요 없다고! 다들 조금씩만 ‘관심’을 가져주면 될텐데.. 아무도 그러지를 않아. 그게 중요한데. 조금만 남을 알아주면 그렇게 무시하지 않을텐데.. 조금만 얘길 들어주면 그렇게 오해하진 않을텐데.. 다들 자기만 생각하고 자기 위주로만 생각하고 남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단 말야. 그렇게 해야 한다고. 못난놈도 가만히 있으면 안되 스스로가 먼저 남들에게 다가가 얘기를 건네야 한다고. 잘난놈? 괜히 주의에서 치켜세우니깐 잘났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뭐가 잘난놈이야? 그냥 머리좋은 못난놈일 뿐이야. 근데 뭐 잘났다고 잘난놈이라서 힘들다고해? 네 친구들도 그래 너한테 조금만이라도 관심을 가졌다면 이렇게 까지는 안됬을꺼 아냐? 너가 공부만 하는 그런 샌님은 아니라는걸 알았을꺼 아냐? 너도 네 친구들에게 직접 말했으면 될거아냐? 왜 그럴 관심을 가질 용기를 가지지 못하냐고? 다 똑같애. 다들 아파하고 괴로워하는데 뭐가 달라? 결국에는 말야. 다들 모두가 관심을 가진다면 다 해결할수 있을텐데. 관심을 가질 용기를 가지고 한발 앞으로 나아가면 바로 HAPPY WORLD란 말이야.」 「.................」 「그말이 끝나고 한동안 침묵이 흘렀지. 그러다가 아저씨가 말하더라 자기도 도망쳐 나왔다고 자기도 그런 고민 했었다고 그러다가 나와서 고생하다보니 알게 됐데 이런거 다 부질없다고. 좀더 관심을 가지고 세상을 넓게 보았더라면.. 하고 후회를 했었데. 그러나 돌아가기엔 너무 늦었대. 그래서 나만은 그러지 마래. 빨리 마음을 가다듬고 돌아가라고 말씀하셨어.」 「난 너무 어렸었지. 그런데도 괜히 혼자 어른인척 한거지. 너무 눈앞의 일만 생각했었던거야. 아저씨가 그것을 가르쳐 줬지. 그리고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지금에서야 집으로.. 온거야.」 「현민아 넌 이 고장난 선풍기가 너같은 못난놈이라고 했지? 하지만 아니야. 너도 이 선풍기도 못난놈이 아니야. 난 보자마자 알았지. 조금만 관심이 있었더라면 알수 있었어. 잘봐 여기 작동버튼에 작은 돌같은게 끼여있지? 그래서 오작동을 했던거야. 이 선풍기는 고장난게 아니였어. 니가 못난놈이 아니듯이. 알겠어 현민아?」 형은 쉬지 않고 얘길 한다. 동생은 울면서 그 얘기를 듣는다. 쉴새 없이 눈물을 흘린다. 형은 코드를 꽂고 선풍키를 켠다. 선풍기는 이상한 소리없이 작동한다. 선풍기의 바람에 동생의 눈물이 흩날린다.
#5. HAPPY END 반년동안 찾지못했던 해답. 그것을 이제야 알게됬다. 답은 간단했다. ‘관심’. 그 관심을 가질 용기를 가지면 되는 것이었다. 그때 찰칵하는 소리와 함께 부모님이 돌아오셨다. 부모님은 내 옆에 서있던 형을 보고는 깜짝놀라 한동안 아무말도 하지 못하셨고, 나무처럼 가만히 서 계시기만 하셨다. 그러다 엄마가 형의 뺨을 때렸다. 그리고는 형을 ‘꽉’ 껴안으셨다. 엄마는 그때부터 쉬지 않고 눈믈을 흘리셨다. 아빠도 조금씩 조금씩 눈물을 주르륵 흘리셨다. 형도 울고 나도 울었다. 그때 엄마도 아빠도 나도 형도 울지 않을수가 없었다. 우린 말없이 그렇게 울었었다. 그리고 거실로 가서 부모님은 형의 얘기를 듣기 시작하셨다. 서울로 간일, 노숙을하고 한 아저씨를 만나 도움을 받고 공장에서 일을하고 힘들었던 일을 얘기하였다. 엄마는 형의 굳은살을 보며 미안하다는 말을 되풀이하셨고, 이렇게 멀쩡히 돌아온게 다행이라며, 그 아저씨 덕분이라며 감사하다고 얘기를 하셨다. 얘기를 끝내고 형은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였다. 부모님께 죄송하다고 자기가 너무 어린 행동으로 잊지 못할 상처를 주었다며 울면서 용서를 빌었다. 그때, 그렇게 고지식하시고 권위적인 아빠가 형을 향해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셨다. 형은 깜짝 놀라며 일어나시라고 말했으나 아버지는 형의 두손을 꼭 잡은채 자기가 더 잘해주고 더 관심가져주고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자신을 탓하고는 형에게 사과하셨다. 나와 형은 아버지의 그런 모습을 보고 감동받았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꽉 껴안은채 앞으로 행복한 가족이 되자고 다짐했다. 그날만은 정말 웃으며 행복하게 잘수 있었다. 한 가족으로서 잘수 있었다. 그날 3대의 선풍기는 여름날밤의 무더위를 시원하게 식혀주며 돌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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